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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 지식

카세트 테이프를 아시나요? LTO 카트리지에 대하여

카세트테이프 또는 비디오테이프를 아시나요? 90년도 말~20년도 초반까지만 해도 많은 가정집에서 음악이나 비디오를 보기 위해 사용했었죠. 카세트테이프에 연필이나 볼펜을 꽂아서 테이프를 감으며 놀기도 했는데요, 하드디스크나 SSD 기술이 발전하면서 주변에서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든 물건이 되었습니다. 간혹 추억의 물건이라고 올라오는 짤에서나 볼 수 있게 되었죠. 하지만 아직까지도 이를 사용하고 있는 회사들이 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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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O 카트리지

LTO 카트리지는 카세트테이프, 비디오테이프와 같은 원리로 작동하는 저장 매체입니다. 카트리지 속에 있는 자기 테이프에 데이터들을 저장하죠.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깁니다. 손바닥만 한 스마트폰 하나로 모든 일을 다 할 수 있을 만큼 반도체 기술이 발전한 2022년에 저런 옛날 기술을 왜 사용하는 걸까요? LTO 카트리지와 하드디스크, SSD를 한번 비교해 봅시다.

LTO 카트리지의 장점

LTO 카트리지는 45TB 용량이 $161에 판매되고 있다.

LTO 카트리지의 첫 번째 장점은 용량가격에 있습니다. 하드디스크의 용량이 근래에 획기적으로 늘어나긴 했지만, 아직까지는 22TB 이상의 크기를 가진 제품들은 접하기 쉽지 않습니다. SSD 또한 8TB 이상의 제품을 찾기가 쉽지 않네요. 그렇다면 LTO 카트리지는 어떨까요? 45TB, 즉 하드디스크의 2배가 넘는 용량의 제품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가격은 어떨까요? 다나와에서 20TB 짜리 하드디스크가 81만 9천 원, 아마존에서는 약 $400 전후의 가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SSD의 경우 아마존에서 8TB 제품이$600를 넘는 가격을 가지고 있죠. 반면 LTO 카트리지는 45TB 제품이 $161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다나와에서도 40만 원 전후로 구매할 수 있죠. 단순히 가격만 보면 하드디스크의 1/4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고, 1TB 당 가격으로 비교해 본다면 하드디스크는 1TB 당 $20, LTO 카트리지는 1TB 당 $3.5 수준으로 약 6배 정도의 차이가 납니다. SSD는 비교할 것도 없고요. 

LTO 카트리지의 수명은 15년~30년 정도이다.

LTO 카트리지의 또 다른 장점은 크기가 작다는 점에 있습니다. 하드디스크와 LTO 카트리지를 비교해 보면 두 크기가 거의 비슷한데요, 오히려 LTO 카트리지가 조금 더 작습니다. 크기가 작다는 것은 같은 공간에 더 많은 양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는 것이겠죠. 땅값이 비싼 한국에서는 더더욱 메리트가 되는 부분입니다. 

마지막 장점으로는 LTO 카트리지의 수명이 길다는 것입니다. 하드디스크의 경우 평균 수명이 4~5년, 길어도 10년 이내로 보고 있습니다. SSD의 수명도 하드디스크보다는 조금 더 길지만 비슷한 수준입니다. 반면 LTO 카트리지의 경우, 수명이 짧게는 15년, 길게는 30년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수명이 길수록 교체 시기가 늘어나고, 그만큼 필요한 예산이 줄어들게 되겠죠. 또한 LTO 카트리지는 하드디스크와 비교해서 오류율이 1만 분의 1 수준으로 적다고 하니 데이터가 손상될 걱정도 안 해도 된다는 것이 매우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LTO 카트리지의 단점

LTO 카트리지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LTO 드라이브가 필요하다.

장점이 있다면 단점도 존재하겠죠. LTO 카트리지에도 단점들이 존재하는데요,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LTO 카트리지의 가장 큰 단점은 자기 테이프를 물리적으로 감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카세트테이프로 음악을 듣기 위해서는 카세트 플레이어가 필요한 것처럼 LTO 카트리지도 데이터를 읽고 쓰기 위해서는 카트리지의 자기 테이프를 감아주는 전용 드라이브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LTO 카트리지는 일반인들이 주로 사용하는 물건이 아니다 보니 LTO 드라이브는 가격이 결코 싸지 않습니다. 제일 최신 규격인 LTO 9의 드라이브가 $6526, 지금 환율로 약 850만 원 가까이하네요. 

자기 테이프를 물리적으로 감는 것은 LTO 카트리지의 가장 큰 단점이다.

자기 테이프를 물리적으로 감는 것에서 오는 또 다른 문제점은 바로 속도입니다. 물리적인 움직임이 데이터를 읽고 쓰는 과정에 포함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매번 일정 시간이 소요되게 됩니다. 크기가 작은 파일을 저장하려고 해도 하드디스크나 SSD와 비교해서 훨씬 오래 걸리죠. 다만 이게 꼭 단점이라고만 할 수는 없습니다. 테이프를 한 번 돌리기 시작하면 그 이후에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데에 그렇게 큰 시간이 소요되지는 않기 때문에 대용량 파일 하나만을 저장한다면 속도는 큰 단점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데이터를 읽을 때 물리적 움직임은 특히나 치명적인 단점으로 다가옵니다. 데이터가 저장되어 있는 물리적 위치까지 테이프를 감거나 풀어야 하기 때문에 읽는 속도가 랜덤하게 느려지게 됩니다. 영상 같은 파일을 읽어온다면 중간중간 버퍼링이 걸리게 되는데, 일반 사용자 입장에서는 매우 답답하겠죠.  

LTO 카트리지는 아직 방송국이나 은행, 데이터 센터 등에서 한정적인 용도로 사용 중이다.

LTO 카트리지를 살펴보면 확실히 대량의 데이터를 보관하는 데에 최적화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단점 때문에 일반 사용자들이 사용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데이터를 읽고 쓰는 것을 자주 하는 일반인들은 하드디스크나 SSD를 사용하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LTO 카트리지는 아직까지 방송국이나 은행, 데이터 센터같이 엄청난 양의 데이터들을 보관해야 하는 곳에서 한정적인 용도로만 사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기술이 더 발전하게 되면 어떤 활용도가 생길지 궁금하네요.